Released in 2026. 3. 17. Tue
Track List
- 쌍화탕
- 1호선
- 학원폭력
- 이기영
- 신사이빠이스시
- 나들이
- 고수를 찾아서
- 합기도
- 도주로
- 후지필름
- 수련회
- 경지
기묘하다. 뽕짝이 가져다주는 흥겨움과 투박한 예스러움이 공존한다. 고속도로 휴게소를 지날 때 간혹 들을 수 있던 구수한 소리가 근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현란한 전자음과 뒤얽힌다. ‘잇폰(一本)’을 한국식 발음으로 옮긴 타이틀 [잇뽕]은 혼란스러운 앨범의 정체성을 단번에 설명한다. ‘낭만의 시대’라 일컬어지던 8~90년대의 날것의 공기가, 동아시아의 여러 무드와 뒤얽히며 ‘시간축이 엇나간 동양의 미’로 재현된다.
가부키의 카케고에(掛け声)로 시작하는 “쌍화탕”부터 한층 템포를 끌어올리며 질주하는 “1호선”까지의 흐름은 이 앨범의 유니크함을 단번에 각인시키는 순간이다. 여기에 더해 중독적인 프로덕션의 리듬패턴과 훅, 그리고 후카의 탄탄한 퍼포먼스가 맞물리며 청자를 저돌적으로 밀어붙인다. 구수한 뽕스러움과 과잉된 사운드가 어지러이 얽힌, 그야말로 ‘하이퍼-뽕’이라 할 수 있다.
이렇게 소리의 경지를 추구하며 끊임없이 단련한 후카가 [잇뽕]을 통해 도달한 곳은 자신만의 드넓은 시야가 펼쳐진 고지. 스스로를 믿었기에 도달할 수 있는 비경이기도 하다. 하지만 이곳에서 마냥 좋은 경치만 구경하고 있을 순 없다. 흥겨움과 투박함 사이 곳곳에 스며든 과거의 향수를 연료 삼아, 후카는 다시 얼터너티브라는 오묘한 경계 위를 이리저리 몸을 뒤흔들며 내달리기 시작한다.
/ In HOM-35
Editor. 쟈이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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